지보 로봇(AGIBOT)이 10월 29일 상하이에서 연 행사에서 차세대 로봇 두뇌 GO-3 미리보기를 공개했다. 회사는 사람이 일하는 영상과 로봇의 동작 기록을 함께 학습시켜, 처음 보는 작업에도 스스로 적응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에서 공개된 GO-3 미리보기
지보 로봇은 2026년 10월 29일 AGIBOT Innovation Day 2026에서 여러 발표를 한꺼번에 내놨다. 중심은 GO-3 Preview다. 휴머노이드와 다양한 형태의 로봇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체화형 AI 기반 모델이다. 체화형 AI는 몸을 가진 로봇이 카메라로 보고 팔로 움직이면서 배우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화면 안에서 답만 내는 모델과 달리, 판단이 곧 물리적 동작으로 이어진다.
회사는 완성본을 2026년 말까지 오픈소스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미리보기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지금 공개된 것은 최종 성능이 아니다.
WRAM: 추론과 예측과 동작을 잇는 구조
GO-3의 뼈대는 WRAM(World Reasoning Action Model, 세계 추론 행동 모델)이다. 구조는 세 단계를 하나의 사슬로 묶는다. 명령을 이해하는 추론, 그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미리 그려 보는 예측, 예측을 실제 관절 움직임으로 바꾸는 동작 생성이다.
나눠서 처리하면 각 단계의 오차가 다음 단계로 전달된다. 세 단계를 함께 학습시키면 "이렇게 잡으면 컵이 미끄러진다" 같은 결과 예측이 동작 자체에 반영된다. 회사가 강조한 지점도 여기다.
GO-3가 배우는 재료는 두 갈래, 사람 영상과 로봇 궤적
훈련 데이터는 두 종류를 섞는다. 하나는 사람이 직접 물건을 집고 집안일을 하는 1인칭 영상이다. 다른 하나는 로봇이 실제로 움직인 궤적과 그때의 시각 관찰, 그리고 그 결과다. 사람 영상은 동작의 종류를 넓히고, 로봇 궤적은 몸이 다른 기계에서도 통하는 감각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학습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사전 학습에서는 가정과 주방, 여러 대의 로봇이 있는 환경에서 낯선 작업을 수행한다. 회사는 이 단계에서 새 동작마다 따로 미세 조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후처리 학습과 실제 배치가 붙는다.
지보 로봇 100대가 시뮬레이션에서 반복 연습한다
후처리 학습을 맡는 시스템 이름은 Genie Evolver다. 약 100대의 실제 로봇에서 모은 데이터에 물리 시뮬레이션과 세계 모델을 결합한다. 로봇이 가상 공간에서 같은 작업을 거듭 시도하고, 평가하고, 고치는 과정을 자동으로 돌린다.
실물 로봇으로 모든 시행을 감당하면 시간과 비용이 폭발한다. 시뮬레이션은 실패를 싸게 만든다. 대신 가상과 현실의 차이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회사가 세계 모델을 따로 언급한 이유도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다. 시뮬레이션에서 익힌 동작이 실제 주방에서도 통할까?
GO-3 시연: 컬링 4시간, 젠가 5블록
발표에 포함된 사례는 모두 회사 설명이다. 첫 사례는 데스크 컬링이다. 온라인 연습 4시간 만에 테스트에 참여한 사람의 평균 수준을 넘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젠가 블록을 5개 연속으로 뽑아내는 작업이다. 탑이 무너지지 않게 힘을 조절해야 하는 과제다.
세 번째는 중국식 부침개인 지단 같은 다단계 조리다. 소수의 시범만 보고 반죽을 펴고 속을 넣는 동작을 이어 갔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은 레고 조립이다. 미세 조정을 거친 뒤 AI 에이전트가 단계를 나눠 조율하는 방식으로 수행했다.
GO-3의 3개 리더보드 1위 주장, 외부 검증은 없다
회사는 GO-3가 RoboDojo, RoboTwin, RoboColiseum 세 개의 체화형 AI 평가 목록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제 환경 시험에서 작업 성공률이 85% 수준이라는 수치도 함께 나왔다.
두 가지 모두 회사가 제시한 값이며, 독립된 제3자 검증 결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리더보드 순위는 평가 조건과 데이터 구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로봇이 잘하는 작업만 골라 시험하면 성공률은 쉽게 올라간다. 숫자를 읽을 때는 어떤 작업을, 어떤 환경에서, 몇 번 시도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Worken, 몇 대 만들었나 대신 무슨 일을 했나
이날 발표에서 눈에 덜 띄지만 의미가 큰 항목은 새 지표 Worken이다. Work와 Token을 붙여 만든 이름으로, 회사는 유효 지능 노동 시간(Effective Intelligent Work Hours)이라고 부른다. 계산식은 활성 로봇 수 곱하기 자율 작업 시간 곱하기 산출 효율 비율이다.
각 항목에는 조건이 붙는다. 활성 로봇 수에는 실제로 일하는 로봇만 들어간다. 공장에서 막 나왔거나 창고에 있는 대수는 빠진다. 자율 작업 시간은 전원이 켜져 있던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 작업한 시간만 센다. 산출 효율은 사람 작업자가 같은 기준에서 처리할 수 있는 양으로 환산한다.
휴머노이드 업계는 그동안 출하 대수와 계약 금액으로 성과를 말해 왔다. Worken은 그 관행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1만 대를 팔아도 절반이 멈춰 있으면 의미가 없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AGIBOT이 같은 날 함께 내놓은 것들
행사에서는 로봇 몸체와 주변 도구도 같이 공개됐다. AHA3는 3세대 휴머노이드 하드웨어 구조로, 이동과 상호작용, 조작의 세 가지 지능을 하나로 묶은 첫 상용 플랫폼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액체 냉각과 IP67 등급 관절을 갖췄다.
WITA-Omni는 여러 형태의 입력을 동시에 다루는 상호작용 모델이다. G2 Max는 양팔로 각각 40킬로그램을 드는 산업용 중하중 로봇이며 자유도는 21개다. Link-U OS 1.0은 운영체제로, 2026년 말 오픈소스 공개가 예고됐다. Genie Master라는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도 소개됐다. 판단과 실행, 피드백을 연결해 로봇이 작업 중 실수를 발견하고 행동을 고치며 경험을 남기게 하는 구조다. 시연에서는 G2 한 대가 실제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Worken, 로봇의 일을 세는 잣대가 될까
GO-3의 성패는 결국 두 숫자로 갈린다. 오픈소스 공개 뒤 외부 팀이 같은 성능을 재현하는지, 그리고 Worken으로 계산한 유효 노동 시간이 실제로 늘어나는지다. 회사가 제시한 순위와 성공률은 아직 회사 안에서 나온 값이다. 로봇이 사람 대신 일한다는 말을 증명하는 것은 시연 영상이 아니라, 몇 시간 동안 스스로 일했는지를 세는 회계다.






